"2023년은 반도체 기업들이 임박한 AI 붐에 대비하기 위해 전략 및 전망을 세밀하게 조정하고 재고를 관리해야 하는 한 해였다고 본다. 2023년에는 상위 20개 글로벌 반도체 공급업체 중에서 6개 업체 만이 전년 대비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. 특히 메모리 부문은 강력한 역풍을 겪으며 2023년 매출이 전년 대비 43%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."
카운터포인트(Counterpoint Technology Market Research)가 '반도체 매출 트래커(Counterpoint’s semiconductor revenue tracker)'를 발표하고, 2023년 격변의 시기를 보낸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결산했다. 2023년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얽히고설키면서 반도체 산업의 매출 규모가 2022년과 비교할 때 8.8% 감소했다.
2022년 55.9%에 달했던 상위 10개 업체의 매출 점유율은 2023년 54.3%로 줄어들었고, 반도체 산업의 전체 매출 규모는 2022년 약 5,718억 달러에서 20223년 5,213억 달러로 8.8%가 감소했다. 상위 10개 업체 중에서는 엔비디아(NVIDIA), 브로드컴(Broadcom), 인피니온(Infineon), STM만이 2022년 보다 매출이 증가했다.
매출 증가와 하락폭의 격차가 커지면서, 반도체 업체의 매출 순위는 그야말로 격변의 시간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. 무려 86%의 연간 성장률을 달성한 엔비디아는 2002년 10위였던 매출 기준 순위가 2023년 3위로 무려 7단계나 뛰어올랐다.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-38%와 -33%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하면서, 삼성전자의 순위는 1위에서 2위로 떨어지고 SK하이닉스는 4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.
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로 올라간 기업은 인텔이다. 2022년 598억 달러였던 인텔의 매출은 2023년 505억 달러로 -16%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했다. 이렇게 큰 폭으로 성장률이 하락했음에도 삼성전자의 매출이 2022년 702억 달러에서 2023년 434억 달러로 워낙 큰 폭으로 주저 않으면서 1위 자리로 올라섰다.
카운터포인트는 "삼성이 메모리 부문의 하락세와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텔이 삼성으로부터 1위 자리를 탈환하는 등 2022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있다. 특히 하반기에 AI가 주요 콘텐츠 및 매출 동력으로 부상하면서, 반도체 업계에 긍정적인 소식을 전해주었다. 가장 큰 수혜자는 엔비디아였고, 그다음은 AMD였다. 두 회사 모두 향후 몇 년 동안 AI 관련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것이다"라며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.
인텔이 연간성장률이 16%나 감소한 원인으로는 PC와 서버 부문에서의 연간 출하량이 두 자릿수로 감소한 것을 꼽았다.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DRAM과 NAND 부문 메모리 시장 침체를 원인으로 지목했다. PC, 서버, 스마트폰 등의 다양한 부문에서 수요 감소, 공급 과잉, 재고 과잉이라는 악재를 만난 것도 큰 타격을 주었다.
카운터포인트의 윌리엄 리(William Li) 수석 애널리스트는 "2024년에도 인공지능(AI 서버, AI PC, AI 스마트폰 등)이 반도체 산업의 주요 유기적 성장 동력이 될 것이며, 공급 과잉 상황 정상화와 수요 회복에 따른 메모리 부문의 반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한다. 자동차 부문은 2023년 이미 인피니언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주요 매출 동력이었던 콘텐츠 성장으로 인해 시장의 또 다른 동력이 될 수 있다"고 밝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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